LG 선수들도 넥센 심수창이 18연패를 끊는 장면을 지켜봤다.
프로야구 롯데와 넥센의 경기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심수창이 승리요건에 아웃카운트가 1개만 남자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심수창이 9일 부산 롯데전에서 연패 탈출에 성공하는 순간 LG 선수들은 구단 버스에 있었다.
광주 KIA전을 끝내고 숙소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버스에 설치 돼 있는 TV 중계를 지켜보며
불과 지난달까지만해도 한솥밥을 먹었던 심수창이 지긋지긋한 악몽에서 벗어나기만을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심수창은 트레이드 마감일인 지난달 31일 박병호와 함께 넥센으로 트레이드 됐다.
실제로 심수창의 연패 기록중 17연패는 LG에서 떠 안았다. LG 유니폼을 입었을때
마음고생이 많았다. 그렇기에 LG 선수들은 더욱 심수창을 응원했다.
게다가 상대는 LG와 4강 경쟁중인 롯데. 5위인 LG가 이날 KIA에 졌기 때문에
4위 롯데가 넥센에게 패할 경우 승차(1.5게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심수창이 연패를 끊자 LG 선수들은 하나같이 심수창에게 축하 문자를 날렸다.
박종훈 감독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 감독이 축하와 격려의 문자를 보내자
심수창은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박 감독은 핸드폰에 '심수창'이라는 이름이 뜨자 환하게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축하 인사와 감사의 대화가 오갔다.
이어 심수창이 트레이드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감독님, 서운했습니다." 지난 2004년 LG에 입단해 8년동안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던
심수창에게 트레이드는 사실 충격이었다.
그러자 박 감독은 "그래. 네 마음 다 안다. 하지만 야구는 잘 해야 한다. 알지?"
라며 심수창의 서운함을 달래주었다. 감독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선수 입장에선 당연히 서운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심수창이 "1승이 이렇게 소중한지 정말 몰랐다"고 하자
박 감독은 "수창아. 그런 마음으로 앞으로도 야구를 하면 꼭 좋은 결과가 있을거다.
인생은 돌고 도는 거다. 지금은 이렇게 헤어졌지만 또 언제 우리가 다시 만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까 열심히 해야 한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롯데전에서 그렇게 잘 던져줘서 우리도 고맙다"며 웃은 뒤
"너 힘 좀 남아 있으면 내일도 좀 던져주라"며 재치넘치는 농담으로 제자와의 통화를 마쳤다.
통화 후 박 감독은 "심수창이 느낀 1승의 절실함을 우리 선수들도 좀 느꼈으면 좋겠는데"라며
긴 한숨을 쉬었다.
광주=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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