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와 넥센의 경기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졌다. 김시진 감독이 승리를 거둔 심수창을 축하해 주고 있다. 부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
넥센 김시진 감독은 9일 부산 롯데전이 끝난 뒤 "올시즌 들어 가장 힘든 경기였다"라고 밝혔다.
18연패를 기록중이던 심수창에게 승리를 안겨줘야했기 때문.
무조건 이겨야하는 한국시리즈 7차전과 같은 느낌이었다.
김 감독은 정민태 투수코치와 함께 경기 내내 심수창의 구위를 체크하며 투수 운용에 대해
신중한 고민을 했다.
일단 심수창에게 승리투수가 될 수 있도록 적어도 5회까지는 막게하고 이후 불펜을 총동원할
생각이었다.
"4∼5점을 주더라도 볼넷을 많이 내주지 않고 공이 괜찮기만 하다면 일찍 내리지 않을 생각이었다"는
김 감독은 5회가 넘어가자 본격적으로 고민에 빠졌다.
6회 롯데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아내자 김 감독은 7회에도 심수창을 올릴까 고민했다.
6회까지 투구수가 87개. 6회를 잘 막아내 7회에도 올리기로 결정.
선두 조성환을 3루땅볼로 처리한 뒤 황재균에게 좌중간 안타를 내주자 롯데는 왼손 대타 박종윤을 냈다.
드디어 심수창을 교체. 투구수는 92개였다.
"일요일에 또 던져야하기 때문에 100개까지는 던지게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는게 김 감독의 말.
3-1로 앞선 상황이니 2⅔이닝만 불펜진이 막아내면 경기 끝.
오재영이 다시 대타로 나온 손용석을 병살타로 막아냈다. 8회만 막으면 9회엔 손승락을 내세워
승리를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김 감독은 8회 구상에 빠졌다.
일단 사이드암스로 박준수를 등판시키기로 했다. 선두 전준우만 상대할까 2번 김주찬까지 놔둘까가
고민이었다.
"작년에 박준수가 김주찬한테 많이 맞았다. 상대타율이 6할 정도 됐던 것 같다.
그러나 올해는 한번도 붙지 않아 고민을 했다." 김주찬은 지난해 박준수에게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아무래도 올해 만나지 않았더라도 김주찬이 박준수에게 자신감을 갖고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 김 감독은
박준수가 전준우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자 김주찬 타석에서 이정훈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김주찬의 평범한 3루수앞 땅볼을 3루수 김민우가 원바운드로 던졌고 1루수 박병호가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며 세이프가 됐다. 1사 1루.
다음 타자는 왼손 손아섭. 짧은 시간에 김 감독은 손승락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오재영을 이미 썼기 때문에 왼손은 오늘 올린 박성훈 밖에 없었다. 박성훈이냐 손승락이냐를 고민했었는데
손승락을 일찍 올리면 내일 경기는 등판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다음 경기를 지더라도 오늘은 무조건 막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손승락을 올렸다"
손승락은 손아섭을 유격수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8회말을 마쳤다.
그런데 9회 4번 이대호와 5번 홍성흔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김 감독도 가슴이 떨리지 않았을까. 그러나 김 감독은 냉철했다.
"볼넷으로 내보낸 게 아니라 안타를 맞은 것이라 오히려 괜찮다는 생각을 했었다. 안타가 4∼5개 연속으로
나오기는 어렵지 않은가"라던 김 감독은 "승락이 뒤엔 올릴 투수도 없었다.
승락이를 믿었다"라고 했다.
손승락은 강민호와 조성환 황재균을 모두 삼진과 범타로 잡아내며 심수창의 승리를 지켜냈다.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과 함께 밝은 미소를 되찾은 김 감독은 심수창과 악수를 하며
"그동안 맘 고생 많았다"고 축하의 인사를 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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