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넥센 심수창, 18연패 끊고 뜨거운 눈물 “정말 힘들었다”

새벽아잘살자 2011. 8. 10. 10:04

 

[일간스포츠 서지영]

'18패 끝. 마침내 1승'. 프로야구 역사상 최다연패 기록을 갖고 있는 이 선수는

 

9일 사직구장 밤 하늘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넥센 심수창(30)이 지긋지긋했던

 

연패를 끊었다.

 

심수창은 9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등판, 6⅓이닝 1실점 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2009년 6월 14일 잠실 SK전서 마지막 선발승을 기록한 이후 2년 1개월25일 만에

 

맛본 승리다. 총 92개의 공을 뿌리며 6피안타 2탈삼진 볼넷 2개만을 허용,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그는 LG서 넥센으로 이적한 후 첫 등판인 지난 3일 대구 삼성전서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팀이 2-3으로 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선 마무리 손승락이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자 그라운드로 나와

 

하늘을 바라보며 크게 심호흡했다.

 

"남들은 10승 11승도 올리는데, 나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도 1승 올리기가

 

그렇게 어려웠다"며 울먹였다. 그는 격려 박수를 보내는 팬을 향해 한참 동안

 

고개 숙였다.

-소감은

"지긋지긋했던 연패를 끊어서 기쁘다. 1회 홈런을 맞은 후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내가 던지던 대로만 던지면 두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들이 간절하게

 

기도해주니 뜻한 바가 이뤄졌다."

-트레이드 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

"처음 트레이드 후 박병호와 같은 방을 썼다.(울먹이며) 이제 마음고생이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1승의 의미는?

"예전에는 몰랐는데, 1승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남들은 10승 11승 하는데, 나는 1승 올리기도 어렵더라. 왜 그럴까

 

이유를 생각했다.

 

나에게 1승이란 '제 2의 야구 인생' 시작이다."

-초반 공이 높았는데.

"워밍업때부터 공이 높았다. 투심패스트볼을 던져 김주찬에게 홈런을

 

맞은 후  정민태 코치가 '오늘 안 되는 공은 버리라'고 조언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컷패스트볼을 섞어 던진 것이 주효했다.

 

2회 2-3루 위기도 기억에 남는다."

-계획은.

"이번 등판에서 감기때문에 고생했다. 트레이너와 함께 몸 관리에 힘쓰겠다.

 

매 경기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교체때 정민태 코치가 공을 던져줬는데.

"승리구를 던져주시면서 '이 공 챙겨갈 것이냐'고 물으셨다. 연패를 끊은

 

공이고  이적 후 거둔 첫승을 안겨준 공이라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있다."

-팀원들의 지원이 든든했을 것 같다.

"9회 손승락이 연속안타를 허용했을 때 '제발 이상황이 순조롭게 넘어가주길'

 

기도했다. 동료들을 믿었다.

 

모두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승리 지켜준다'고 응원해줬다.

 

수비 하나하나 최선 다 한다고 약속했다."

-LG에 하고 싶은 말은.

"최계훈 LG 투수 코치님께 감사하고 죄송했다고 전하고 싶다.

 

LG서 잘 못 풀려 안타까웠다. LG도 4강 가길 기도한다.

 

넥센도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잘하길 바란다.

-누가 제일 생각나나.

"부모님이 제일 많이 생각난다. 그동안 마음고생 심하셨다.

 

항상 연패 때마다 괜찮다고 위로해주시고 다독여 주셨다.

 

늘 포기 하고 싶을 때 나를 위해 기도 많이 해준 것에 감사하다."

부산=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사진=MBC LIFE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