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도루의 3요소로 3S를 꼽는다. 스타트(Start) 스피드(Speed) 슬라이딩(Sliding)이 3S에 해당한다.
여기에 스타트 타이밍을 잡아내기 위해 상대 배터리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는 센스(Sense)가 추가된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이러한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선수는 롯데 김주찬(29)과 LG 이대형(27)이다.
김주찬이 13일 현재 도루 57개로 이대형(51개)을 앞서고 있다. 대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두 라이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주찬 “박경완 있으면 껄끄럽다”
롯데 김주찬(29)은 올시즌 시작 전 개인 도루 목표를 '50개'로 잡았다.
13일 현재 김주찬의 도루수는 57개. 초과달성이다. 목표를 수정했다. "60개는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첫 개인타이틀 욕심이 나기는 한다. 하지만 김주찬은 "도루는 지금 현재 내가 팀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라서 하는 것일뿐"이라며 "팀 승리를 위해 뛸 상황에는 적극적으로 뛰지만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다면 안 뛴다"고
말한다.
김주찬의 도루 라이벌은 "모든 선수"다. 스스로 "스피드하고 슬라이딩은 자신있는데 스타트는 아직 부족하다"고 밝힌다.
또 "SK 박경완 선배가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도루하기 껄끄럽다"고 말한다.
야구 관계자들은 올시즌 김주찬을 두고 타이밍과 스타트가 많이 좋아졌다며 칭찬한다. 상대 투수의 스타일과 습관,
경기 중 드러나는 약점을 고려해 3루도 거침없이 파고든다. 스타트만 제대로 끊으면 워낙 가속력과 슬라이딩이 좋아
성공률이 높다.
우완이냐 좌완이냐도 크게 가리지 않는다. 김주찬은 "도루를 잘하려면 일단 무조건 빨라야 한다"며 "스타트와
슬라이딩이 중요하다.
연습과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고 요령을 설명했다.
도루는 김주찬에게 아픈 기억이기도 하다. 지난해 대전 한화전에서 도루를 하다 2루에서 손가락이 부러졌다.
시즌을 날렸다. 당시 아무렇지 않게 서울로 이동, 수술을 받았지만 속으로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김주찬은 "지금까지 운동을 하면서 가장 크게 다쳤던 순간이다"고 회상했다.
▲이대형 “내 발엔 슬럼프가 없다”
LG 이대형(27)은 도루를 놓고 이렇게 말했다. "야구를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나의 '무기'다."
그에게 '도루'는 자신감이다. 시즌 중반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을 당시에도 "발은 슬럼프가 없다"는 말로 이를 증명했다.
도루에 있어서 이대형은 현역 최고다. 그는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 역대 첫 4시즌 연속 50도루 고지를 밟았다.
김일권-이순철-이종범-전준호-정수근 등 한국야구의 한 획을 그은 대도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매년 도루 타이틀은 이대형을 중심으로 이종욱(두산) 정근우(SK) 등과 경쟁 구도로 흘렀다.
올해 이대형의 경쟁자는 김주찬이다.

하지만 이대형은 "도루 라이벌은 나다. 라이벌이라고 의식하면 무리수를 두게 된다. 부상 위험이 생겨서 라이벌을 만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 도루 수도 미리 생각하지 않는다. 무리해서 부상 위험이 있다"며 "도루한다고 생각하면 7개 구단 배터리가 모두 껄끄럽다"고
덧붙였다.
야구관계자들은 이대형의 스타트를 최고로 꼽는다. 스타트, 스피드, 센스, 슬라이딩, 타이밍 등 도루 성공을 결정하는 모든 점에서 뛰어나기 때문이다.
정작 이대형은 "슬라이딩과 뛰는 보폭이 조금 넓은 게 장점이다. 스타트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
김주찬 선배는 도루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자신감이 강한 것같다. 스타트 뒤 두 세 발이 굉장히 빠르다"고 추켜세웠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도루를 잘할 수 있는 법을 알려달라고 묻자 "도루는 자신감과 센스다. 스피드를 올리는 훈련을 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도루에 욕심내지 말고 공격과 수비에서 기본기를 충실히 훈련한 뒤 나중에 성장하면 권하고 싶다. 부상이 걱정된다"고 조언했다.
이대형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도루 기억 중 최고는 언제일까. 지난해 3년 연속 50도루를 달성한 일이다.
이대형은 "3년 연속 50도루 달성 뒤 상대팀에 양해를 구하고 베이스를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했는 데 심판이 당황하던 게 기억이 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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