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격 포기하라고? 베이징 갈거예요 " 4년째 국내 대회서 우승 못해… 자세 교정중 " 조금씩 효과 있어 " 2000년 시드니 올림픽 銀 '국민 영웅' 2007년 국내 대회서 고작 3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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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태릉사격장에서 벌어진 경찰청장기 사격대회 여자 일반부 공기소총 경기. 강초현(25·갤러리아)은 이번에도 부진했다. 400점 만점에 390점으로 본선 36위. 8명이 나가는 결승엔 당연히 진출하지 못했다. 본선을 마친 뒤 사대(射臺)를 빠져 나온 그녀의 얼굴이 조금 창백해 보였다. " 예전 초롱초롱한 모습을 기대하시면 안되죠. 7년이나 지났는데…. " 농담을 던지는 그녀는 어느새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강초현
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 그 뒤론 내세울 만한 성적표가 없다. 국내 대회에서조차 2003년 봉황기 대회 우승 이후 4년째 무관이다. 사람들의 관심도 자연히 멀어졌다.
그녀는 " 인기는 한순간 " 이라고 말한다. " 한 100일 정도 연예인 생활 했죠. 지금 생각하면 참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그뿐이었죠. 사격이 비인기 종목인 탓도 있지만 대중의 관심이라는 게 그런 거 아니겠어요? " 한 때 수십 개에 이르던 팬클럽도 이젠 하나만 남았다. 그래도 그 멤버들은 아직까지 친구처럼, 동기간처럼 살갑게 지낸다.
지난해 고려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강초현은 체육교사가 꿈이다.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는 그녀는 스쿠버다이빙 자격증도 있다. 그런데 다른 종목은 아직 잘 못한다. " 제가요, 운동신경은 그리 뛰어나지 않거든요. 100m 달리기도 중학교 때 23초에 뛰다가 엄청 노력해서 15초까지 나왔거든요. 순발력도 별로인데 집중력은 아주 좋대요. " 현재 남자친구는 없다. 대학 시절 캠퍼스커플과 작년 초 헤어졌다. " 그때가 그립다 " 고 말하는 그녀의 눈망울이 잠시 촉촉해지는 듯했지만 " 남자친구 때문이 아니라 공부 좀 더 할 걸 하는 후회가 든다 " 며 수습했다.
강초현은 올림픽에 '한이 맺힌' 선수다. 마지막 한 발을 실수하면서 금메달이 은빛으로 바뀌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래서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 마지막 승부를 걸 생각이다. " 내년까지 정말 열심히 해보고, 그 이후엔 공부 쪽에 주력하려고 해요. 대학원 진학이나 어학 연수 같은 거요. 회사나 감독님도 공부하는 건 좋다고 했거든요. 물론 사격은 계속할 겁니다. 정말 매력적인 스포츠입니다. 하면 할수록 어렵기는 하지만. "
현재 사격 자세 교정을 하고 있는 강초현은 " 조금씩 효과가 나오고 있다 " 고 했다. 기록은 아직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긍정적인 신호가 잡히고 있다는 것. " 이번에 바꾼 게 많아요. 점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희망이 보이고 있어요. "
강초현은 자신을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했다. " 아직까지 공인이라는 생각도 들고 관심이 있다는 거 자체가 즐거워요. " 여전히 대중의 관심을 바라는 강초현은 그래서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열망이 더 강하다.
[고석태 기자 kos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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