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스크랩] 완전 잊고 있던 사격 스타,강초롱

새벽아잘살자 2009. 5. 19. 10:19
'초롱이' 강초현의 끝나지 않은 도전
 

" 사격 포기하라고? 베이징 갈거예요 " 4년째 국내 대회서 우승 못해… 자세 교정중 " 조금씩 효과 있어 " 2000년 시드니 올림픽 銀 '국민 영웅' 2007년 국내 대회서 고작 36위

17일 서울 태릉사격장에서 벌어진 경찰청장기 사격대회 여자 일반부 공기소총 경기. 강초현(25·갤러리아)은 이번에도 부진했다. 400점 만점에 390점으로 본선 36위. 8명이 나가는 결승엔 당연히 진출하지 못했다. 본선을 마친 뒤 사대(射臺)를 빠져 나온 그녀의 얼굴이 조금 창백해 보였다. " 예전 초롱초롱한 모습을 기대하시면 안되죠. 7년이나 지났는데…. " 농담을 던지는 그녀는 어느새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강초현

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 그 뒤론 내세울 만한 성적표가 없다. 국내 대회에서조차 2003년 봉황기 대회 우승 이후 4년째 무관이다. 사람들의 관심도 자연히 멀어졌다.

그녀는 " 인기는 한순간 " 이라고 말한다. " 한 100일 정도 연예인 생활 했죠. 지금 생각하면 참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그뿐이었죠. 사격이 비인기 종목인 탓도 있지만 대중의 관심이라는 게 그런 거 아니겠어요? " 한 때 수십 개에 이르던 팬클럽도 이젠 하나만 남았다. 그래도 그 멤버들은 아직까지 친구처럼, 동기간처럼 살갑게 지낸다.

지난해 고려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강초현은 체육교사가 꿈이다.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는 그녀는 스쿠버다이빙 자격증도 있다. 그런데 다른 종목은 아직 잘 못한다. " 제가요, 운동신경은 그리 뛰어나지 않거든요. 100m 달리기도 중학교 때 23초에 뛰다가 엄청 노력해서 15초까지 나왔거든요. 순발력도 별로인데 집중력은 아주 좋대요. " 현재 남자친구는 없다. 대학 시절 캠퍼스커플과 작년 초 헤어졌다. " 그때가 그립다 " 고 말하는 그녀의 눈망울이 잠시 촉촉해지는 듯했지만 " 남자친구 때문이 아니라 공부 좀 더 할 걸 하는 후회가 든다 " 며 수습했다.

강초현은 올림픽에 '한이 맺힌' 선수다. 마지막 한 발을 실수하면서 금메달이 은빛으로 바뀌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래서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 마지막 승부를 걸 생각이다. " 내년까지 정말 열심히 해보고, 그 이후엔 공부 쪽에 주력하려고 해요. 대학원 진학이나 어학 연수 같은 거요. 회사나 감독님도 공부하는 건 좋다고 했거든요. 물론 사격은 계속할 겁니다. 정말 매력적인 스포츠입니다. 하면 할수록 어렵기는 하지만. "

현재 사격 자세 교정을 하고 있는 강초현은 " 조금씩 효과가 나오고 있다 " 고 했다. 기록은 아직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긍정적인 신호가 잡히고 있다는 것. " 이번에 바꾼 게 많아요. 점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희망이 보이고 있어요. "

강초현은 자신을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했다. " 아직까지 공인이라는 생각도 들고 관심이 있다는 거 자체가 즐거워요. " 여전히 대중의 관심을 바라는 강초현은 그래서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열망이 더 강하다.

[고석태 기자 kost@chosun.com]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출처 : 박달나무
글쓴이 : 무궁화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