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래, 여왕의 귀환
OSEN=최영균 대중문화 가이드] 최근 몇 년간 음반 제작자들이 가장 영입하고 싶어했던 가수는 누구일까.
대중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티(t) 또는 타샤(Tasha)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윤미래였다는 데
큰 이견은 없을 것이다. 제작자들은 ‘얼마를 줘도 좋으니 윤미래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겠냐’는
얘기를 수없이 해왔다.
하지만 윤미래는 지난 4년간 이전 소속사와의 계약 문제로 가요계를 떠나 있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런 가수가 음악을 들려줄 수 없었던 현실은 가요를 사랑하는 대중들에게는 불행한 일이었다.
그런 윤미래가 고통스러웠던 속박의 기간을 끝마치고 오는 가을께 발표하기 위한 음반을 준비하고 있다.
바야흐로 ‘여왕의 귀환’이 도래한 것이다.
윤미래를 제작자들이 아무리 선호했다 하더라도 여왕이라 부르는 것은 과장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 가요계가 흑인 음악이 대세인 시대가 됐고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뮤지션이 각광 받는 분위기가
형성됐음을 감안하면 ‘여왕’이라는 칭호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왕’이라 불러도 충분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윤미래는 랩과 가창이 동시에 되는 거의 유일한 유명 가수다.
거기다 랩, 노래 모두 한국 최고 수준이다. 랩은 한국의 남자 래퍼를 통틀어서 비교해봐도 윤미래가
최고라는 평까지 나온다.
윤미래가 속한 힙합 패밀리 무브먼트는 한국에서 가장 실력 있고 유명하다고 평가받는 래퍼들이 함께하고 있다.
이 무브먼트 소속 남자 가수들이 ‘랩은 윤미래’라는 소리를 할 정도다. 샤우팅 스타일의 윤미래 랩은
파워와 리듬감이 워낙 좋아 좀 과장을 보태면 ‘시체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듣는 이의 흥을 이끌어 낸다.
노래는 2001년 발표한 가창 음반인 솔로 1집이 수십 만장 판매돼 이미 대중적인 검증도 마친 상태다.
윤미래는 다른 R&B 가수들이 주로 쓰는 ‘꺾기’같은 테크닉을 거의 쓰지 않는다. 대신 노래 중간의 숨소리만으로도
R&B 곡의 ‘필(feel)’을 진하게 전달하는 고수의 풍모를 보여줬다.
가요제작자들은 아이돌 가수의 시대가 끝나면서부터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가수를 찾는데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제는 이 둘을 모두 갖추지 않고서는 음악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윤미래는 음악성을 마니아들로부터 인정 받으면서도
솔로 1집 타이틀곡 <하루 하루> 같은 곡으로 대중들의 사랑도 얼마든지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런 윤미래가 돌아와서 이전처럼 좋은 반응을 얻었으면 한다. 그래서 국내의 인기를 발판으로 팝의 본 고장인 미국으로
진출했으면 한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한국의 흑인 음악 가수들과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들간의 교류가 얼마 전부터
상당히 이뤄지고 있다. 윤미래에 대해서는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들도 욕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번 복귀가 잘돼 많은 돈을 벌었으면 한다. 활동을 본의 아니게 중단하고 있는 기간 동안 윤미래가 살고 있는 집을 알고는
놀란 적이 있었다. 일반인들이 살기에도 그다지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였기 때문이다.
음반 수십 만장을 판매한 스타 가수가 그런 집에서 홀로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 모습은 뭔가 잘못돼 보였고 안타까웠다.
왕의 귀환이 대중들에게는 멋진 음악을, 어머니께는 좋은 집을 선물하기를 바란다.
ck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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