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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가봉하러 한국 오지 않으면…디자인해줄 수 없어”

새벽아잘살자 2010. 8. 13. 13:20
지난 2000년대 초반, 한 외신은 마이클 잭슨의 소식을 전하면서 앙드레 김의 옷을 입은 사진을 전세계에 내보냈다.
앙드레 김의 의상을 좋아한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국내에선 그 정도일 줄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후에도 마이클 잭슨이 앙드레 김의 옷을 입고 행사에 참석하는 장면은 종종 세계 취재진들의 카메라에 종종 포착됐다.
가슴에 욱일승천의 용 두 마리가 새겨진 문양의 재킷이었다.

당시 이 사진을 본 앙드레 김은 마이클 잭슨과의 인연을 털어놓았다.
앙드레 김이 마이클 잭슨의 의상을 여러 벌 디자인한 것은 지난 1996년 내한공연 때였다.
앙드레 김의 의상을 마음에 들어한 마이클 잭슨은 이후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앙드레 김에게 "전속 디자이너가 되달라"는
청탁을 수차례 해왔다.

앙드레 김은 반갑고 고마왔지만 두 가지 이유로 거절했다. 첫번째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서
 특정한 개인을 위한 전속 디자이너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앙드레 김은 "전속 디자이너로서가 아니라면 당신을 위한 의상을 디자인해 줄 수는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두번째 단서를 달았다. "새로운 의상을 디자인할 때마다 당신이 한국에 와서 직접 옷을 입어보고
가봉(假縫, 의상의 사이즈를 맞추기 위한 시침바느질)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이클 잭슨 측은 "옷을 만들어서 보내달라"고 답했지만 앙드레 김은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 의상) 디자이너로서
원칙을 고수했고 결국 무산됐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