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편견없이 서로존중 '감동'

새벽아잘살자 2009. 12. 23. 12:54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42)와 한 노숙자 사이의 '우정'이 프랑스의 연말을 훈훈하게 해주고 있다.

브루니가 파리 도심 16구 자신의 집 근처에 노숙하는 남성 부랑인 데니스(53)와 우연히 만나 음악, 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오래 친구 사이로 지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럽에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프랑스와 앙숙인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 신문과 BBC 방송 등도 연말 연시 미담기사로 22일 프랑스 영부인과 노숙자의

우정을 집중 보도했다.

이 사실을 처음 보도한 프랑스의 연애 주간지인 클로저(Closer)에 따르면 브루니는 8살 된 아들과 함께 조깅하다가 데니스를 만나

처음 말을 걸었고 이후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기 위해 길을 지날 때마다 그에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우정을 쌓아왔다.

데니스는 "그녀가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50유로나 100유로짜리 지폐를 건네기도 했다"면서 "그녀가 최신 앨범에 사인해

건네주기도 했는데 동료 노숙자에게 자랑하며 빌려줬으나 돌려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브루니가 자신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 호텔에 한 달 동안 투숙하도록 제안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데니스는 브루니의 호텔 숙박 제안을 자신도 나름의 습관이 있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밝히면서 "대신 브루니가 나에게 군용 모포를 줘서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또 "예전에는 경찰들이 귀찮게 했으나 브루니와 만나면서부터 모른 척해서 좋다"고 말했다.

이들의 '우정'은 브루니가 노숙자들이 발행하는 '머캐덤'(MACADAM)이라는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간단히 언급한 뒤 연예 잡지

클로저가 데니스를 찾아내 인터뷰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브루니는 머캐덤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우리는 친근한 관계를 쌓아왔고 책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며 "

부랑인들의 뜻에 반해 그들을 대하지 말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