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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 속으로] 못말리는 어르신 야구사랑.....노노야구단 할아버지

새벽아잘살자 2009. 10. 22. 09:12

 

야구하면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슬로건이 먼저 떠오릅니다. 하지만 요즘 야구는 비단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주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드넓은 그라운드에서 빠르게 치고 달리는 선수들과 시원스럽게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볼을 통해 자신감과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은 똑같을 겁니다.

20일 KIA-SK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에서 야구를 통해 삶의 활력과 희망을 얻고 계신 대표적인 어르신 한 분을

만났습니다. 눈썰미가 있는 분들은 '아, 그 할아버지' 하실텐데요, 맞습니다. 바로 최근 한 TV CF를 통해 많이 알려진 '노노야구단'의

박민생(67) 할아버지입니다.

광고에서 보여주신 그 활력 그대로 SK 응원단상 앞의 어떤 젊은이보다도 열정적으로 응원하시더군요.

할아버지는 한 평생 인천에서만 사셔서 누구보다도 열성적인 SK 팬이시랍니다. 김성근 SK 감독님과는 동갑이셔서

 더욱 정이 가신답니다.

할아버지 말씀을 들어보니 야구 사랑이 보통이 아니시더군요. 한국 전쟁 당시 미군들이 야구하는 모습에 반하신 할아버지는 미군에게

얻은 글러브와 방망이로 인천 동네 야구를 주름잡으셨다고 합니다. 물론 확인할 수는 없고요. 먹고 사는 것이 워낙 힘든 시절에

성장기를 보내셔서 야구를 제대로 배우지는 못했지만, 1960년대 큰 철강회사에 근무하면서 야구단을 만들어 직장인 야구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도 하셨다고 합니다.

인천지역 사회인 야구팀 '플래툰'을 거쳐서 5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실버 야구팀 '노(No)노(老) 야구단'에서 십 수년 째

활약하고 계신데요, 주 포지션은 체력소모가 가장 많은 포수라고 합니다. 원바운드볼 블로킹은 사회인야구 최고 수준이라고 큰소리

치시는데 이 역시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마침 SK가 3회말 수비에서 1사 1,3루 위기를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무사히 넘기자 "내가 2루수 볼 때도 많은데 저런 거는 우리도 우습게 하지"라며 또 큰소리 치십니다.

"이렇게 관중석에서 마음껏 응원하고 또 그라운드에서 내가 직접 공을 던지고 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는 할아버지.

매일 아침 4㎞ 거리를 15분 만에 달리신다면서 하루 5㎞를 걷지도 않는 기자를 머쓱하게 하십니다.

그 뒤에 던지신 한마디는 기자를 더욱 숙연하게 합니다. "나는 죽는 그 순간까지 야구 할 거다."

스포츠월드 김동환 기자 hwan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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