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SK와이번스의 거침없는 4연승 질주로 가을야구의 대단원의 막이 내렸습니다.
우승축포를 터트린지도 벌써 3일이 지났습니다. 우연히 지난 사진들을 정리하다 보니 김광현의 하트세리머니 가 눈에 들어옵니다.
진작부터 자신은 여자친구가 있다며 뭇여성들로부터 보호막을 친 김광현, 혹시나하고 김광현의 미니홈피를 찾았더니 대문에
그분과 함께 찍은 사진이 말그대로 대문짝만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저 임자 있는 놈' 이라고.....시위라도 하듯 말입니다.'
그런데 워낙 경황이 없는 순간이라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는데 김광현을 보고 '아! 저건 뭐지?' 라고 느낌을 받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몇장을 찍고 난 후 당일에는 회사로 전송도 안하고 3일내내 깜빡 잊고 있다고 오늘에야 정리를 하다
아차싶은 생각이 들어 그 날로 되돌아가 봅니다.
저 세리머니의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광현의 여친을 상상했을 것입니다. 저 또한 그녀일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었는데...........................
잠시 시간을 되돌려서 김광현의 데뷔시절.
2007년 프로에 데뷔한 김광현을 처음본 건 그해 시범경기 광주개막전(3월17일)에서 였습니다.
그 자리에 카메라톡스가 있었다는 건 지금돌이켜보면 행운이었나 본니다. 선발로 나선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는데
원조괴물 류현진에 이은 제2의 괴물 이라고 불린다는 얘기도 그날 처음 들었습니다. 이후 SK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김광현은
독야청청 야신의 에이스로 그리고 류현진과 함께 한국프로야구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경기전 무등구장 밖 천막연습장에서 김광현이 불펜피칭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쌀쌀함이 남아있는 3월날씨에도 불구하고 괴물의 출현에 많은 야구팬들이 천막근처로 물려들었습니다. 괴물의 존재감을
실감하지 못했던 저에겐 좀 충격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기아선수도 아닌데.........
아직 솜털이 뽀송뽀송한 김광현의 당시 클로즈업입니다.
그 해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진 못하며 1,2군을 전전하던 김광현이 그의 잠재력을 평가받은 때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였습니다.
야신은 그를 4차전 선발로 깜짝 등판시켰습니다.
그해 3승밖에 올리지 못한 신인을 한국시리즈4차전 선발로 내세운 야신, 그것도 상대는 20승투수 두산의 리오스였습니다.
결과는 김광현의 돌풍이 두산을 잠재워버리며 야신의 용병술이 새롭게 평가를 받게되었지만 되돌아보면 야신의 김광현을
키워내기위한 프로세스라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2010년 한국시리즈......
에이스 김광현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1차전 선발로 나서 6타자 연속탈삼진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하는 듯 했지만 5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야신의 후퇴명령을 받습니다.
야신의 후퇴명령은 작전상 후퇴한 것이었습니다. 싱싱한 불펜을 믿었기에........결국 김광현을 승리투수로 만들지 않고도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SK. 거침없는 사자사냥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쉬움이 큰 듯......덕아웃으로 들어오는 김광현.
야신이 그를 불펜으로 쓰지 않는다면 그가 선발로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날은 5차전입니다.
3-0으로 스윕에 한게임만을 남겨둔 야신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광현을 불펜으로 쓰는 일은 SK가 큰 점수차(8-0.9-0)로
리드하지 않는 이상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 4회초 만루에서 박경완이 장원삼으로부터 4구를 얻어내며 첫득점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박정권의 적시타로
3-0, 쉽지않은 점수차로 달아나는 SK >
막상4차전 두껑이 열리자 팽팽하던 경기는 장원삼이 무너지며 승기가 SK쪽으로 기울었습니다. 3-0으로 리드를 잡은 SK.
하지만 야신이 말한 큰점수차로 벌리지는 못하고 4-0으로 앞선 운명의 8회말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시리즈가 기나긴 여정을 끝맺는 가을잔치 최종전, 4차전으로 카메라톡스와 함께 빠져보실까요?
전날 야신이 한말도 있는데 오늘 경기에 나서겠습니까?
김광현이 4회초 첫득점에 성공한 정근우를 여유있는 모습으로 맞아주고 있습니다.
장난스런 괴물의 모습..
마운드에 올라 사력을 다하는 몸짓과는 달리 덕아웃의 김광현은 장난끼 넘치는 순수청년입니다.
최정이 득점에 성공해 4-1로 달아나자 최정의 빵빵한 엉덩이를 주먹으로 때리며
(이때 출루는 몸에 맞는 볼, 아마 엉덩이쪽으로 기억합니다) 덕아웃까지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SK선발 글로버의 역투가 이어지던중 5회초 삼성의 선두타자 박석민을 4구로 내보내자 바로 교체하는 김성근감독,
야신의 불펜모드로 급선회한 SK의 철벽마무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6회말 즈음 불펜에 등장한 괴물.
야신의 얘기대로하면 아직은 그를 내보낼 점수차가 아닌듯.....
그런데 카메라톡스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다른 불펜투수들 과는 달리 김광현은 5차전선발이 예정되어있던 선수라 볼을 잡을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마운드에 올라 볼을 뿌릴 정도가 되려면 좀 더 많은 시간과 연습투구가 필요했던 것이었습니다.
아하! 그렇다면 중간투수가 아니라 최종마무리?
4이닝을 던진 글로버에 이어 전병두-정우람-송은범-이승호의 계투로 무실점이 어이지고.....
1사 1,2루위기에서 전격적으로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
불펜에는 SK의 마무리투수 정대현이 물끄러미 경기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광현이 마운드를 얼마동안이나 지켜줄지 모르는 상황. 급박하게 돌아갈 경우 정대현이 등판 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플레이오프 MVP 박한이와의 첫대결에서 포볼을 허용하고 만 김광현.
'자신의 간이 그렇게 작은 줄 몰랐다'
는 우스개소리로 마무리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걸 새삼 느꼈다는 김광현.
숨은 MVP 박경완이 조용히 마운드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안정을 찾은듯 왼손거포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주먹을 불끈 쥐는 김광현.
우쒸~~~
음냐~~~이게 뭔감?
최정과 함께 가을야구 사구사나이 로 유명해진 박석민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킨 김광현.
'흐미~~~ 이게 얼마만의 득점인가? 아파도 참아야쥐~~'
4-1로 한점을 추가한 삼성.
2사 만루상황은 이어집니다.
지금 김광현에게 필요한 건?
투수코치와의 대화시간....
6번타자 조영훈을 삼진처리하며 8회말 삼성의 공격을 마무리한 김광현이 살짝 미소를 보이며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광현이 9회말까지 막을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8회말 불안한 모습도 그렇고 전문마무리요원도
아니니 말입니다.
에이스의 마무리등판에 덕아웃 모든 동료들이 나와 김광현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9회말이 시작되자 마무리 정대현을 제치고 다시 김광현이 마운드에 나섰습니다.
'뭔가 있구나!!!'
< 사진은 9회말 첫타자 박진만을 4구로 내보내자 김성근감독이 올시리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입니다. >
야신에게 깊은뜻이 있다라는 생각이 번득 스칩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김광현의 1차전 역투가 빛났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습니다. 4연승 스윕으로 끝날것 같은 시리즈 상황이라
김광현이 이번 시리즈를 통해 큰 투수로 성장할 별다른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 야신을 움직이게 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가슴에 큰거 하나 심어주는 것이죠.
야신의 용병술은 별납니다.
선수를 키우는 방법도 별나긴 마찬가지,
그동안 김광현을 키우기위해 에이스도 2군으로 내려보내는 초강수를 두기도 해 주위의 우려를 듣곤 했지만 결과는 항상 성공적이었습니다.
다시 올라온 김광현은 에이스로 다시 우뚝 섰으니 말입니다. 심지어는 이유없는 연패로 팀분위기가 가라앉자 수석코치 이만수를 2군감독으로
내려보내는 충격요법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한달후 이만수코치가 돌아왔을때 다시 SK의 상승세는 거침이 없었으니 '야신의
팀 다스리는 능력 '은 대단하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이날 굳이 김광현을 올리지 않아도 SK의 승리는 기정사실화되는 듯 했습니다. 그럼 왜 야신이 김광현을 마무리로 올렸을까요?
마무리 정대현은 많이 아쉽겠지만 김광현을 큰 투수로 만들기위한 프로세스로 판단이 됩니다.
간이 오그라드는 한국시리즈 마무리투수도 한번 경험해봐라 이런 해석이 가능하겠죠. 그리고 또하나는 소위 '헹가래투수"의 영광을
아들같은 애제자 김광현에게 주고싶은 아버지같은 스승 야신의 감정이 작용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야신은 누구보다 세리머니를 중시여깁니다. 홈런을 치는 선수가 들어올땐 영락없이 덕아웃밖으로 나서 제일먼저 하이파이브로 축하세리머니에
동참하는 야신, 심지어 리그우승, 시리즈우승시 SK특유의 맥주세리머니가 펼쳐지는데 이때 제자들의 맥주세례를 폼나는 물안경을 쓰고
온몸으로 받아내는 야신 을 보면 그가 얼마나 세리머니를 중시하는 지 알수 있습니다.
시리즈를 결정짓는 마지막순간을 통해 또한번 김광현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야신의 목적이고 또한 김광현을 '헹가래투수'
세리머니의 주인공이 되게끔 만들어주는 것이 야신의 두번째 선물입니다.
이때 마운드에 올라와 야신이 한말이 재미있습니다.
"너 저녁에 약속있냐?""....." "근데 왜 이리 서둘러!"
삼진과 땅볼로 두타자를 처리한 김광현.
대타 강봉규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2점째 실점한 김광현이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삼성에겐 왼손투수 스페셜리스트인 강봉규를 8회말 왜 쓰지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덕아웃앞에는 오늘이 시리즈 마지막이라는 듯 마운드로 뛰쳐나올 선수들이 준비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마지막타자 현재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시리즈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뭐지? 주먹불끈이 전부?
그라운드에 우승 환호성이 터지는 순간...
꾸벅~~~~
이건 또 뭐지?
김광현이 두팔을 벌리고 환호성을 터트리며 달려나오는 안방마님 박경완에게 90도로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ㅎ 아무리 숨은MVP 안방마님 박경완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더라도........좀 약해보이는 세리머니지만 인상은 오래남는....ㅎ
한발 앞으로 다가선 안방마님을 보자 특유의 환호성을 터트리는 김광현.
"행님아~~~~욕봤데이~~~~~~~"
수식간에 마운드는 한몸이 된 비룡으로 가득찹니다.
MVP가 되어 부상으로 수입산 차량까지 제공받은 박정권을 뒤에서 부러운듯 쳐다보는 김광현.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머니 마지막순서에서 김광현의 이상한 몸짓이 눈에 띱니다. 당근 이는 여친에게 보내는 비밀세리머니일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SK홍보팀에 전화를 해서 확인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런 부상소식으로 김광현과 연락취하는데 어려웠나 봅니다.
전언에 따르면 저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SK 관계자들이 진작에 이를 수상히 여겨 김광현을 취조했다고 합니다.
김광현의 답변은 명쾌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김광현은 이 상황을 찍는 방송이나 사진을 통해'올시즌 SK를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기위해서 하트세리머니를 한 것' 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수긍은 전혀 가지 않는다는거........
심지어는 남들은 다들 모자를 벗어던지며 마지막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데도 김광현의 하트는 계속해서 사랑을 화살을 쏘아대고 있습니다.
김광현 본인이나 여자친구가 직접 나서서 확인해주기 전까지는 일단은 그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지만.........쪼매 이해가 안가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혹시 바로 앞에 있는 스승이자 아버지같은 존재인 야신을 향해 하트를 날리고 있는 건 아닐지.........?
게다가 그는 오늘 마무리투수를 제치고 헹가래투수로 등판해 에이스로서는 쉽게 누릴수 없는 특혜까지 입었으니 저 정도는 날려줄 수 있겠죠.
우야똥 여친, 야신 아니면 팬들이겠지만 이왕이면 이 세분들 모두에게 날린 것이라고 하면 더 폼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조만간 태극전사로 변신해 아시안게임 무대를 정복할 김광현의 부상소식(안면 살짝 경련)이 22일 갑작스럽게 터졌습니다.
부디 더할나위 없이 회복되어 광조우를 누빌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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