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에 접어든 지 일주일째 되는 날, 약 8개월 만에 손민한은 돌아왔다.
복귀전 상대는 당시 선두를 달리고 있었던 두산 베어스. 강팀을 만나게 된 점과 어깨 통증 재발에 대한 우려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다행히 복귀전은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명불허전의 모습을 보여준 손민한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팀 승리에 일조했다.
이후, 7월까지 6승2패 평균자책 3.05의 성적을 남기며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 달성에도 성공할 것으로 보였다.
6월26일에는 한화를 상대로 개인 통산 100승의 업적을 이루어냈다. 프로야구 사상 20번째, 구단 역사에서는
윤학길에 이은 두 번째였다.
돌아온 손민한에게 피칭의 생명은 타이밍이였다. 평균구속이 눈에 띄게 줄어든 손민한은 다양한 변화구와
능숙한 수 싸움으로 타자를 제압해야 했다.
원래 구위에 크게 의존하는 유형이 아니었기에 완급조절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평균 이상의 성적은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손민한을 상대했던 김태균은 "140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던졌던
손민한이 이제는 100킬로 남짓의 패스트볼을 던진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당혹스러운 쪽은 타자다"라는
말까지 남겼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현실은 그에게 냉담했다. 등판 때마다 인상을 찌푸리는 장면은 그의 어깨가
아직 정상궤도에 올라오지 않았음을 의미했다. 통증을 참고 꾸준히 등판했지만 심각할 정도로 떨어진 구위,
제구력을 잃어버린 손민한에게 계속해서 당할 만큼 한국 타자들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8월 들어 3연패를 당하는 동안 평균 5이닝을 버티지 못했고, 27일 삼성전을 끝으로 올 시즌 손민한의 등판일지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8월 성적은 5경기에 나서 3패, 그리고 평균자책점은 10.89였다.
도저히 그가 기록했다고는 납득하기 어려운 성적이었다.
결국, 정밀 진단을 받은 손민한은 어깨에 염증이 있고, 물이 차 있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수술을 위해 남들보다 일찍 시즌을 정리했다. 2000년대 들어 손민한이 100이닝을 던지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한
적은 없었다. 5점대 평균자책점을 남긴 것도 1999년이 마지막이었다.
상황을 고려한다면 올해가 생애 최악의 시즌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FA계약 후 첫 해였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과 팬들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한 죄책감이
함께 동반되었을 것이다. 지금 롯데 팬들은 2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 조정훈과 장원준의 이름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함께 바라야 될 소원은 내년 시즌 손민한의 부활이다.
일부 팬들은 손민한을 퇴물로 취급하며 그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있는데 이는 분명 잘못된 행동이다.
새로운 얼굴이 등장한다고 해서 어려운 기간 내내 팀을 지켰던 선수를 머리에서 지우는 건
진정한 팬이라고 말할 수 없다.
손민한은 반드시 돌아온다. 그리고 손민한은 갈매기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갈매기들도 손민한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롯데가 2년 연속 가을잔치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롯데가 자랑하는 2000년대 최고의 투수가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 야구타임스 협력 블로거 이창섭(blog.naver.com/pbbless)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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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 글 중에서******************************
- 민한신이 롯데에 있지않았다면.... life is cool님 10:21
- 정말 엄정나게 서포터도 많이 받고 더욱 유명세를 떨쳤을것인데.....따지고보면
- 손민한선수는 실력대비너무나도 각광받지 못했던선수...아..너무 아쉽습니다.
- 롯데팬들은 그를 절대 잊어선 않됩니다. 그가 우리에게줬던 희망! 그하나만으로도
- 그는 위대한 선수입니다.롯데의 그 칠흙같았던 암흑기에 그는 온힘을다해
- 희망구를 쏘았습니다.연패를 끊기위해 선발로테이션을 무시한 마무리로도 기용되었지만
- 군말없이 그라운드로 뛰어가 롯데의 긴 연패를 본인스스로 끊었습니다.그의 투혼은
- 지금의 민한신이란 애칭을 만들었습니다. 내년에 롯데야구가 기다려지는건 역시나
- 민한신의 등장때문에 더욱 그 기태치가 높아집니다.
-
- 내년에 꼭 부활합니다 Pandit님 09:40
- 그 무엇보다, 책임감 강하고 성실한 손민한 선수이기에, 내년엔 꼭 부활해서
- 롯데 자이언츠 우승을 가져오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손민한 화이팅 !!!
-
타팀팬들은 알아야한다 [1] 어제처럼님 09:07
- 왜 그가 민한신이라 불리우는지... 신이란말은 하늘의 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 롯데의 악몽의 888577 시절 롯데를 이끈 손민한, 그가 등판하면 이긴다는 공식,
-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포스트진출 실패팀에서 mvp배출 그시절 팬들이 붙여준
- 이름 민한신, 신은 믿을 신이다. 믿을 신자를 써서 민한신- 암흑기시절 유일하게
- 팬들에게 희망을 선사한 그이기때문에
- 어떻게 손민한 선수를 잊을 수가 ㅠ 오리날다님 08:59
- 타팀팬들이 비하하고 그래도 정말 우리 암흑기에 민한신이 없었다면
훨씬 끔찍했을 겁니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는건 06시즌에 두산하고
경기에서 완봉했을때.. 마지막 공을 잡고 민한신이 얼마나 ㅠㅠㅠ
롯데팬들의 바람은 내년에 정말 건강한 모습으로 공을 던지는겁니다
딴거 바라는거 없습니다. 내년에 부활해주실꺼라 믿습니다. 민한신 화이팅!!!~~
- 손민한이란 선수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 [1] global leader님 07:34
- 그가 승리투수가 되었을 때 하는 인터뷰를 들을 때마다,
늘 승리의 공을 동료와 팬들에게 돌리는(진심이 느껴지는) 그의 언행을 볼 때마다,
선수협이라는 조직을 이끄는 것을 볼 때마다,
화려하고 튀지 않지만 늘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볼때 마다
난 손 민 한 이라는 투수가 좋다. 전국구 에이스라는 칭호에 수줍어하고
뺀질거리지 않는 진정한 에이스.
올 해 비록 그가 실망스러운(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닥 실망스럽지도 않은) 성적을 냈지만 - 내년에는 멋지게 부활 할 거라고 믿는다. 손민한화이팅! 민한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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